한국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 - 용서와 관용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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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현호 댓글 0건 조회 684회 작성일 21-08-18 19:34본문
우리나라는 진영논리의 폐해가 그 어느 나라에 못지않게 심각하다. 진영논리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黑白論理가 난무하는 진영논리는 냉전 시대의 유물이다. 베이컨의 경험론에 의하면 우리의 실제 삶에는 白도, 黑도 없다. 灰色만 있다.
국회의장 직속 자문기구인 국회국민통합위원회가 국회도서관 데이터베이스(DB) 등록 전문가 18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전문가 중 89%가 한국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각하다고 봤고(매우 그렇다 49.2%, 그렇다 39.8%), 9.7%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1.4%(그렇지 않다 1.1%, 전혀 그렇지 않다 0.3%)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사회의 분열과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정치적 원인(63.1%)을 가장 많이 꼽았다.
E. H. Car가 지적한 바와 같이 역사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다. 대화의 창을 닫는다면 용서도 화해도 불가능하다. 영국은 청교도혁명 때 찰스 1세를 처형하고 등장한 독재자 크롬웰로 혼란이 가중되었고, 프랑스는 프랑스혁명 때 루이 16세를 처형하고 공화정을 선포하였으나 극심한 내분을 경험하였다. 이후 두 나라는 용서와 관용의 정치를 구현하였다. 가중되는 위기 속에서 모든 국민의 단합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언 커쇼는 ‘합의에 바탕을 두고 사회를 재건하려면’ ‘분열이 아니라 통합이 요구’된다고 했다. 신이 만든 길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걸어간 사람들은 흔치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부침을 거듭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온갖 박해와 음해를 복수와 응징이 아닌 용서와 관용으로 한국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김대중 대통령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국민 통합이 되지 않고는 나라의 미래가 밝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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